김세은 김세은

EXPLORE

미국과 이란 전쟁, 그 결말과 대한민국(코스피)의 미래

March 29, 2026


 



 올해 시작과 함께 <희망의 고원에서 깎이는 양털>이라는 제목의 글로 2026년 일어날 수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 경고했었다.

 그때만 해도 이 경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과장된 비관론, 혹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로 들렸을 것이다.

 

 


 



 두 달이 지난 현재, 이제는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과 매크로 전략가들까지도 미국의 금융 시스템 내부의 균열에 대해서 경고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미국, 이란 전쟁과는 별개의 문제로 이미 기존부터 진행되고 있었던 문제였다.

 <희망의 고원에서 깎이는 양털> 글을 요약하자면 그동안의 금융위기들은 우연히 발생한 자연재해 같은 것이 아니었고, 항상 같은 이들이손해를 보고, 같은 이들이 이익을 얻는 부의 재배치였다는 것. 현재 상황처럼 실물경제는 약한데 금융시장이 과열된 상태는 글로벌 투기세력이 양털 깎기(대규모 자산 재편) 하는 데 있어 가장 좋아하는 환경이라는 것, 부채가 GDP를 초과하고, 이자 비용이 국방비 수준으로 급증한 미국은 금리를 올리든 유지하든 내리든 각각의 문제에 직면하는 금리 딜레마에 빠져있다는 것이 글의 요지였다.

 미국을 필두로 자산 시장의 거품이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 관점에서 나는 이번 미국, 이란 전쟁도 미국 내부의 경제 상황을 외부 이슈로 전환하려는 트럼프의 정치적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는 이란과의 전쟁을 전 세계 안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포장하고 있지만 말이다.

 실제로 이란과의 협상은 전쟁 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다. 전쟁 직전까지도 이란과의 협상은 일정한 긴장 속에서도 충분히 긍정적이라 할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이어지고 있었다. 2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여러 인터뷰와 SNS를 통해 이란과의 거대한 합의가 임박했다던 트럼프의 말에 따르자면 말이다.

 그런데 트럼프는 네타냐후와의 공조 속에서 기습적으로 공습을 택했고,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공습 약 2시간 만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그때 나는 이 전쟁이 생각보다 장기화될 수 있음을 직감했다.

 2023년 9월, 하마스가 이스라엘 국경을 급습했을 때, 하마스의 지원 요청에도 이란은 침묵했다.

 2024년 4월 19일 하메네이의 생일 날, 이스라엘은 사상 처음으로 이란 본토를 공격했는데 이때도 이란은 즉각적인 보복을 하지 않은 채, 이스라엘이 추가 공격을 했을 때만 최고 수준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물러섰다.

작년 6월에도 미국의 B-2 스텔스 폭격기로 핵 시설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도 피해를 축소시키며 상황을 관리하던 이란이었고, 이 모든 선택의 중심에는 하메네이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 전쟁은 하메네이가 조기에 사망했다. 이란은 더 이상 과거의 이란이 아닐 것이 자명했고, 그 자체가 전쟁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현재 트럼프는 출구를 잃은 상태다. 그동안 한결같던 강경 기조를 무너뜨릴 수 없기에 어설프게 물러설 수가 없으며, 일방적인 승리 선언 역시 해법이 되지 못한다. 이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카드를 여전히 쥐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이란의 편이고, 이란도 그것을 알고 있다.

 트럼프가 미국 의회 동의 없이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90일로서, 5월 말까지다.

 민주당은 이 전쟁을 의회 승인 없는 불법 전쟁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대하고 있으며,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늘 기사에는 미국 50개 주 전역에서 800만 명 이상이 반 트럼프 시위에 참가했다는 소식도 보인다.

 뿐만 아니라, 6월은 전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이 북중미에서 개최된다.

 트럼프는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하여 4월 안에 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가 역사적 방문이 될 것이라는 방중 시기도 5월 중순으로 조정한 것도 그 안에는 어떻게든 전쟁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하지만 이란이 따라줄지는 알 수 없다.

 미국은 이란에 15개항 종전안을, 이란은 역으로 5개 안을 반대로 요구하고 있는데 그렇게 해서는 절대 의견차를 줄일 수 없다는 것을 양측은 알고 있기 때문에 양측의 종전안 모두 보여주기식 연출에 불과하다.

 양측은 현재 파키스탄과 오만을 통한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고, 대중에게 공개되는 내용과는 전혀 상이한 내용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양측이 만약 협상에 성공한다 해도 그 합의의 핵심 내용은 철저히 비밀로 봉인될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강경한 압박 끝에 상대를 협상장으로 끌어냈고, 역사적 합의를 통해 안보를 확보했으며, 상대의 위협은 제거되었다는 식의 서사의 공식 발표문을 공개하겠지만 그 발표문 어디에도, 어떤 권한이 어디까지 넘어갔는지, 어떤 타협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애초에 공개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러한 극적인 휴전의 성사 여부는 결국 이란의 선택에 달려 있지만, 그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는 이란이 트럼프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있다.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는 협상안에서 트럼프가 시간차를 두고 아무리 양보를 약속하더라도, 과연 이란이 그것을 온전히 믿을 수 있겠는가.

 이제 남은 시나리오는 미국의 지상군 투입, 대리전 및 확전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이란은 미군이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예상치 못한 보복을 하겠다고 경고했고, 미국 역시 대규모 지상전은 막대한 비용과 인명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최대한 꺼릴 것이고, 현재처럼 공습 위주의 작전을 지속할 확률이 높다.

 그런 가운데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란을 돕기 위해 이스라엘 공격을 시작했고,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의 교전도 격화되고 있다. 이란 본토를 넘어 중동 전역으로 전쟁의 불길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결론은 이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며, 이것은 대한민국 경제에 치명적인 파장을 불러올 것이다.

양털 깎기 세력(유대금융자본)은 물을 먹었다. 그들은 항상 최고점에서 자신들이 먼저 거품을 터뜨리며 축제의 끝을 알리고 싶어 하는데 이미 전쟁 여파로 시장은 하락을 시작했고, 시장 참여자들도 이제는 누구나 비관적으로 시장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묘한 안도감을 느끼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코스피 원툴이라 비판받던 취약한 성장 구조와 정책 논란 속에서, 이번 전쟁이 모든 국내적 실책을 덮어줄 거대한 블랙홀이자 면죄부로 작동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작년 6월, 미국의 B-2 스텔스 폭격기가 이란의 핵 시설을 타격했을 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이어졌다면 코스피 6,000은커녕 2,000도 지키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만큼 한국은 증시 기초체력이 약하고, 글로벌 충격에 그대로 직격탄을 맞는 외부 의존형 경제를 벗어나지 못한 채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도 실제 합의문의 내용을 우리가 알 수는 없겠지만, 이른 시간 내에 깜짝 합의문과 함께 휴전이 성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전쟁이 길어진다면 대한민국 경제에 미래는 없다...

 

김세은

www.kimsee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