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처럼!
January 28, 2023
씨젠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분자진단 전문 바이오 기업이다.
나는 지금도 송파구에 위치한 씨젠의 건물 앞을 지날 때면 흐뭇한 마음으로 씨젠 로고가 적힌 건물을 올려다보곤 한다.
내가 이 회사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이 회사가 나에게 큰 수익을 안겨주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회사는 숱한 매매 속에서도 나에게 단 한 번의 손실도 안겨준 적이 없는 종목이다. 그것이 내가 씨젠을 좋아하는 마음을 넘어 깊게 애정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씨젠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한 2월 중순에만 해도 1,6000원대의 종목이었다. 하지만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하면서 6개월 만에 161,000원을 돌파하며 10배나 상승했다.
씨젠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나는 이 회사에 이른 투자를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 종목이 6개월 동안 10배를 상승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서는 동안 정말 치열하게 매매를 했다고는 할 수 있다.
오를 때는 주식 매수로, 내릴 때는 주식선물 매도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고팔고를 한 날도 있으니 몇 번인 가는 손실을 본 매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 단위로 씨젠이 나에게 손실을 남긴 적은 없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나의 실력이 출중해서가 아니다. 나는 이를 궁합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주식을 매매하다 보면 나와 궁합이 맞는 종목과 테마군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애석하게도 코로나19와 같은 재난관련 테마나 전쟁 관련 테마주들과 궁합이 잘 맞는 편이다.
기업으로는 쿠팡, KT 관련주들이 잘 맞고, LG 관련주들은 잘 맞지 않는 편이다.
가장 궁합이 안 맞는 테마와 섹터로는 웹툰 및 엔터테인먼트 주식들을 들고 싶다. 게임주들도 기피하는 편이며, 영화 및 OTT관련주들도 좋아하지는 않는다.
2023년 1월 시장은 로봇과 AI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이며, 지난달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른 매매하기 좋은 시장이었다. 그런데 이런 좋은 시장에서도 나는 기억에 남을 두 차례의 손실을 봤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웹툰주들이었다.
눈을 부릅뜨고 패착의 원인을 분석했고, 결론은 나와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로 귀결되었다. 옳은 판단을 하고도 손실을 봤으니, 궁합이 맞지 않다는 이유 외엔 다른 이유가 떠오를 수 있겠는가.
이제 어느덧 1월도 2거래일만을 남겨두고 있다. 올 한 해 증시가 이번 달만 같기를.
그리고 결코 재난이나 전쟁을 염원하지 않으니, 궁합이 잘 맞는 새로운 주식과 테마군이 나에게 다가오기를!
씨젠처럼!
김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