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레이드(대체거래소) 시대, 급진적으로 진화를 거듭 중인 주식시장
August 31, 2025
주식시장 복수 경쟁 체제 전환을 목표로 등장한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가 출범한지 반 년이 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거래 시간이 기존 6시간 30분에서 12시간으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이는 시스템 자체가 바뀌었다는 신호이며, 시장 참여자들의 전략과 자금 운용 패턴, 그리고 가격 형성 메커니즘까지 완전히 뒤흔드는 투자 환경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하루 단위의 미세한 파동에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중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이 변화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겠지만 단타와 데이트레이딩의 세계는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다.


이틀 전, 내가 아는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선배님들 중 한 분을 오랜만에 뵙고 왔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시장에서 단순히 살아남는 것을 넘어 막대한 부를 쌓아온 그 선배님 마저도, 최근의 시장 변화는 주식투자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자신을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말씀하셨다.
시장은 정말 많이 변했다.
시세는 신고가 중이거나, 신고가를 근처에 두고도 돌연 추세를 깨버린다.
기준봉이란 말도 의미가 없어졌다. 장대양봉에 거래대금이 아무리 많이 들어왔어도, 기관과 외인의 수급이 아무리 많이 붙었어도 다음날 시세의 연속성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테마가 형성돼도 테마 안에서 대장이 수시로 바뀌고, 아무리 신선한 재료라도, 일정이 남아있어도 주가는 예전처럼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상따(상한가 따라잡기)도 잘 되질 않는다. 동시호가가 없는 대체거래소의 등장으로 대체거래소 종목들은 전일 상한가에 좋은 형태로 안착했어도 다음날 갭이 크게 뜨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며, 이로 인해 실제로 상한가가 여러 번 풀리거나 닫질 못하고 줄줄이 흘러내리는 경우도 흔하다.

그날 선배님의 사무실에 모인 네 사람은 모두 시장의 풍파를 오래 견뎌낸 이들이었다.
낯선 생명체처럼 변해버린 시장을 어떻게 길들이고 공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적지 않은 시간 토론했지만 당장 어떤 해답을 찾을 수는 없었고, 시장의 진화를 막을 수 없으니 시장 참여자도 진화를 거듭해야 한다는 단순하고도 무거운 진리에 도달할 뿐이었다.
분명한 것은 이 혼돈 속에서 기회도 태어난다는 것이다. 새로운 물길이 생길 때마다, 그 물길을 가장 먼저 이해하고 활용하는 자가 시장의 주인이 되어왔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김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