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은 김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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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September 09, 2024

 트레이딩은 마인드 게임이다.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는 리스크에 수시로 노출되는 일을 하다 보니, 마음이 이따금씩 탐욕, 불안, 공포, 좌절 등의 온갖 번민에 극단으로 치우쳐져 있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 읽는다.





 명상록은 로마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자신의 생애 말기에 외적들의 침공을 제압하기 위해서 제국의 북부 전선이었던 도나우 지역으로 원정을 간 10년에 걸친 기간 동안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철학 일기다.

 이 책을 통해서 당대 최고의 권력을 지녔던 아우렐리우스가 로마 제국을 다스리는 일과 이민족과의 전쟁이라는 외적인 압박감과 무거운 짐으로부터 물러나서 자기 자신 속으로 들어가서 흐트러질 수도 있는 자기 자신을 다스리기 위해 스스로에게 들려주고 있는 교훈들을 마주할 수 있다.

 

♣♣♣

 

 "기억하는 모든 것이 덧없고, 기억되는 모든 것이 덧없다."

 

 "잠시 후면 너는 모든 것을 잊게 될 것이고, 잠시 후면 모든 것이 너를 잊게 될 것이다."

 

 "너도 곧 죽을 것이고 그 사람도 곧 죽을 것이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너의 이름조차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될 것임을 기억하라는 것이다."

 

 "모든 것이 얼마나 신속하게 사라져 버리는가. 우주 속에서는 온갖 사물들이 아주 신속하게 사라지고, 시간 속에서는 그런 것들에 대한 기억이 아주 신속하게 사라져 버린다. 우리의 감각으로 인식하는 모든 대상들, 특히 쾌락으로 유혹하거나 고통으로 두렵게 하거나 허영심을 부추기는 것들도 마찬가지다. 이 모든 것들이 얼마나 값싸고 하찮으며 추악하고 덧없으며 죽어 있는 것들인가."

 

 "잠시 후면 너는 다 타버린 재나 몇 개의 마른 뼈로 변해 버리고 이름만 남거나, 심지어 이름조차도 남지 않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름이 남는다고 해도, 이름이라는 것은 단지 소리와 메아리에 불과하다. 우리가 살아 있을 때 그토록 소중히 여기고 중시했던 모든 것들은 곧 썩어져 버릴 허망하고 하찮은 것들이다."

 

 "시간은 아주 신속하게 그 모든 것들을 흔적도 없이 휩쓸어가 버릴 것이고, 이미 무수히 많은 것들을 휩쓸어가 버렸다."

 

 "대중들로부터 큰 박수갈채와 칭송을 받던 수많은 영웅들은 이미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고, 그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내고 그들을 칭송했던 수많은 사람들도 이미 오래전에 사라지고 없다."

 

 "오, 나의 정신이여, 너는 네 자신을 학대하고 또 학대하고 있구나. 그것은 네 자신을 존귀하게 할 기회를 스스로 없애 버리는 것이다. 인생은 한 번 뿐이고, 너의 인생도 끝나가고 있다. 그런데도 너는 네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마치 너의 행복이 달려 있다는 듯이 다른 사람들의 정신 속에서 너의 행복을 찾고 있구나."

 

 "기억하는 자에게나 기억되는 자에게나 인생은 한순간일 뿐이다."

 

 "인간의 삶에서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가는 날들은 점에 불과하고, 우리의 실재는 유동적이며, 우리의 인지능력은 형편없고, 우리의 육신을 이루고 있는 것들은 언젠가는 다 썩게 될 것이며, 우리의 혼은 늘 불안정하고, 우리의 운명은 예측할 수 없고, 우리의 명성은 위태롭다. 요컨대, 육신에 속한 모든 것은 강물처럼 흘러가 버리고, 호흡에 속한 모든 것은 꿈이고 신기루다. 인생은 전쟁이고 낯선 땅에 머무는 것이다. 우리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망각이다."

 

 "네 육신을 이루고 있던 것들은 원소들로 해체되고, 너의 혼은 소멸되거나 다른 곳으로 이주해갈 것임을 기억하라."

 

 "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머지않아 소멸할 것이고, 그것들이 소멸하는 것을 보는 자들도 머지않아 소멸할 것이다. 가장 오래 산 사람이나 요절한 사람이나 매한가지가 될 것이다."

 

 "덧없음은 만물의 공통된 운명이다. 그런데도 너는 마치 영원한 것이라도 있다는 듯이 무엇인가를 추구하기도 하고 피하기도 하고 있다. 머지않아 너도 눈을 감게 될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너를 매장했던 사람들도 죽어 그들을 위해 곡하는 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저 하찮고 덧없는 명예욕이 너를 사로잡아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하는가? 모든 것이 얼마나 신속하고 완벽하게 잊혀지고, 우리의 앞뒤로 얼마나 무한한 시간의 심연이 자리하고 있으며, 군중들의 환호와 박수갈채가 얼마나 공허하기 짝이 없는 메아리일 뿐이고, 네게 찬사를 보내는 자들이 얼마나 변덕스러우며 분별력이 결여되어 있는 자들이며, 이 모든 일이 얼마나 좁고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인지를 생각해 보라. 지구 전체가 한 점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우리가 이 땅에 머물며 차지하고 살다가 가는 이 좁디좁은 공간은 도대체 무엇이겠는가.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네 자신이라는 이 작은 공간 속으로 물러나 쉴 생각을 하라. 무엇보다 고민하지 말고 긴장하지 말라. 네가 자유인으로서 네 자신의 주인이 되어, 한 사람의 남자이자 인간이자 시민이자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로서 사물을 바라보라. 네 마음에 새겨두고서 늘 반추하고 돌아봐야 할 두 개의 원리가 있다. 하나는 외부에 있는 사물들은 외부에 있어서 너의 혼을 지배할 수 없고 너를 흔들어놓을 수 없기 때문에, 불안은 언제나 너의 내면에 있는 생각이나 판단에서 생겨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네 눈에 보이는 이 모든 것들은 한순간에 변하여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리라는 것이다. 네 자신이 이미 얼마나 많은 변화를 겪었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하라. 우주는 변화이고, 삶은 의견이다."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죽을 수도 있는 사람처럼 모든 것을 행하고 말하고 생각하라."

 

 "사람들은 시골이나 해변이나 산속에서 혼자 조용히 물러나 쉴 수 있는 곳을 갖기를 원하고, 너도 그런 곳을 무척 그리워하곤 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짓이다. 너는 네 자신이 원할 때마다 그 즉시 네 자신 속으로 물러나서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모든 근심과 걱정에서 벗어나서 고요하고 평안하게 쉬기에는 자신의 정신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

 

 "판단을 하지 말라. 그러면 네가 피해를 입었다는 생각이 사라질 것이다. 그런 생각이 사라지면, 피해도 사라질 것이다."

 

 "네가 갖고 있지 않은 것들을 마치 이미 갖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 말고, 도리어 네가 갖고 있는 것들 중에서 가장 좋은 것들로 눈을 돌려서, 네가 그것들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얼마나 아쉬하고 갖고 싶어 했을지를 생각하라.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그것들이 아무리 좋은 것들이라고 할지라도, 그런 것들에 지나치게 연연해하거나 애착을 갖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중에 그것들이 네게서 없어졌을 때, 너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무척 고통스럽게 될 것이다."

 

 "인간의 삶이라는 것은 사십 년을 살펴보든 만 년을 살펴보든 거기에서 거기고, 똑같다. 인생에서 더 볼 것이 어디 있겠는가."

 

 "이제 네 자신은 죽었거나 네가 살아야 할 분량은 이미 다 살았다고 생각하고, 너의 여생은 덤으로 주어진 것이라고 여겨서 본성을 따라 살아라."

 

 "고통은 언젠가는 반드시 끝나게 되어 있기 때문에, 네가 너의 상상력으로 네가 겪는 고통을 부풀리지만 않는다면, 참아낼 수 없거나 영원히 끝나지 않을 고통이라는 것은 없다."

 

 "이성적인 존재의 본성 속에는 정의와 반대되는 미덕은 존재하지 않지만, 쾌락과 반대되는 미덕은 존재하는데, 그것은 절제다."

"어떤 외적인 일로 네가 고통을 받는다면, 네게 고통을 주는 것은 그 외적인 일 때문이 아니라 그 일에 대한 네 자신의 판단 때문이기 때문에, 너는 즉시 그 판단을 멈춤으로써 고통을 없앨 수 있다."

 

 "오늘 나는 나를 괴롭히는 온갖 것들에서 벗어났다. 아니, 그것들을 던져 버렸다. 그것들은 외부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즉 내 자신의 판단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들은 경험에 있어서는 이미 친숙한 것들이고, 시간적으로는 덧없는 것들이며, 질료적으로는 무가치한 것들이다. 지금 존재하는 모든 것은 우리 손으로 매장한 사람들이 살던 때에도 있었다."

 

 "모든 것은 변화하는 과정 중에 있다. 네 자신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고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우주 전체도 마찬가지다."

 

 "너의 이름을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는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 네 이름을 들어 보았거나 안 사람들 중에서도 대부분이 머지않아 너의 이름을 잊어버리게 되리라는 것, 지금 너의 이름을 칭송하다가도 얼마 후에는 너를 비난하게 될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라. 사람들이 너를 기억해 주는 것이나 그들 가운데에서의 너의 명성이나 그 밖의 다른 모든 것들도 네가 고려할 가치조차 없는 것들이라는 것을 생각하라."

 

 "모든 존재하는 것을 주목하고서, 모든 것이 사멸과 흩어짐의 과정 중에 있다는 의미에서 이미 해체되어 가고 있고 변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 즉 모든 것은 죽기 위해서 태어난다는 것을 생각하라."

 

 "너무나 화가 나거나 도저히 참을 수 없거든, 인생은 순간이고, 머지않아 우리 모두가 땅에 묻히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라."

 

 "인생은 짧다는 것, 시간은 과거와 미래로 무한히 뻗어 있다는 것, 모든 물질적인 것들은 무력할 뿐이라는 것을 생각하라."

 

 "네 자신의 불안의 원인은 네 자신 이외의 다른 누구도 아니고, 아무도 다른 사람에 의해서 좌지우지되지 않으며, 모든 것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라."

 

 "너라는 사람은 얼마 후에는 죽어 없어져서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고, 네가 지금 네 눈으로 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지금 살아 있는 모든 사람들도 그렇게 될 것임을 생각하라. 지금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생겨나서 변모하다가 사멸하고, 뒤이어서 다른 것들이 또다시 생겨나는 것이 우주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너의 생각 속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고, 네게는 너의 판단을 주관하고 다스릴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은 이전에도 일어났고, 틀림없이 이후에도 일어나게 될 것임을 늘 명심하라."

 

 

김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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